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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3-30 10:25
<과학을 시로 말하다> 두 계층으로 나누어진 시대
 글쓴이 : 전파과학사
조회 : 69  



반도체는 왜 ‘슈퍼스타’ 물질이 되었을까? 그것은 반도체가 '작은 공룡'인 ‘전자’와 ‘정공’들이 놀기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곳에서 태어나서 일하고 그곳에서 소멸된다. 외부에서 전압을 걸어주면 전자는 양극 쪽으로, 정공은 음극 쪽으로 흐른다. 그들은 반도체 속에서 셀 수 없이 많이 무리지어 달리는데, 1암페어의 전기나 전류가 흐른다는 것은 전자나 정공이 매초 6.25X1018개씩 지나가는 것을 말한다. 이 숫자는 무당벌레로 지구 표면을 완전히 덮을 정도로 많은 양에 해당된다. 그들은 달리다가 충분히 가속되면 원자와 충돌하여 더 많은 전자와 정공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또한 그들은 자발적으로 움직이기도 하며, 외부에서 보내오는 신호에 따라서 일사분란하게 이동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 책에서 반도체에 대해서 마지막 장까지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반도체는 ‘전기’의 아이들인 ‘전자’와 ‘정공’이 만나 사랑을 나누는 곳이기도 하고, ‘빛’의 입자들인 ‘광자’가 태어나는 곳이기도 하다. 그들은 그곳에서 일하기 위해서 훈련을 받고, 일을 다 마치면 소멸되거나 또 다른 일을 수행하기 위해서 다시 부활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반도체로는 실리콘(Si)과 게르마늄(Ge)이 있다. 이들 반도체들은 각각의 원자들이 이웃하는 4개의 원자들과 서로 결합하여 형성된 고체 결정들이다. 실리콘 원자는 가운데에 양전하를 띤 원자핵이 있고, 그 주위로 특정한 위치에 다수의 원형 궤도가 있는데 이곳에 음전하인 전자가 14개 있다. 이러한 실리콘 원자 안에는 극성이 서로 다른 원자핵과 전자들 사이에 서로 당기는 쿨롱의 힘이 존재하는데, 바로 이 힘으로 양극성(+)의 원자핵이 주변의 음극성(-)의 전자를 구속하고 있는 것이다. 쿨롱의 힘은 원자핵과 전자 사이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커지기 때문에, 실리콘 원자핵 근처의 궤도에 있는 10개의 전자(속박 전자)들은 원자핵에 강하게 속박되어 있고, 나머지 최외각 궤도에 있는 4개의 가전자들은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구속되어 있다. 즉 10개의 속박 전자들은 주변 원자들과 결합할 수 없으나 4개의 가전자는 주변 원자들과 쉽게 결합할 수 있다. 따라서 4개의 가전자들을 가진 실리콘 원자들은 이웃하는 4개의 실리콘 원자들과 가전자들을 공유하면서 서로 결합하여 실리콘 결정을 형성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전자들은 원자핵 주변, 아무 곳에나 구속되어 있지 않고 특정한 궤도에만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궤도가 핵에 가까울수록 이들 전자들은 더 강하게 구속되어 있기 때문에 핵으로부터 이들 전자들을 탈출시키려면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에너지를 전자의 에너지 준위(energy level)라고 하며, 단일 원자에 속박되어 있는 모든 전자들은 특정한 에너지 준위를 갖는다. 원자들이 서로 멀리 떨어져서 듬성듬성 있는 기체의 경우, 서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이 에너지 준위들의 위치는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원자들이 서로 영향을 미칠 정도로 가까이 밀집되어 있는 고체에서는 다르다. 고체에서는 원자들이 빽빽하게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에너지 준위가 분할되어 ‘에너지 대역’을 이룬다 그림 1.1은 에너지 대역이 어떻게 형성될 수 있는지 그 개념을 간단히 설명하기 위해서 그린 그림이다. 원자들이 서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전자의 에너지 준위가 각각 E1, E2 이던 것이〔(a) 영역〕, 점점 더 가까워짐에 따라서 원자들 간의 상호 작용으로 에너지 준위 E1, E2가 각각 점점 더 큰 폭으로 크게 나누어지다가〔(b) 영역〕, 고체 상태에 이르러서 두 개의 대역이 형성됨을 알 수 있다〔(c) 영역〕. 실제로 실리콘 고체에는 입방 센티미터( cm3 ) 당 대략 5X1022개의 원자들이 아주 빽빽하게 밀집되어 있다. 따라서 실리콘 반도체에는 이러한 ‘에너지 대역’이 여러 개가 존재한다. 반도체에 존재하는 ‘에너지 대역’ 중에는 외각 전자가 주로 활동하는 두 개의 에너지 대역이 있는데, 반도체의 특성은 바로 이들 두 대역으로부터 나온다. 이들 두 에너지 대역을 전자공학에서는 ‘가전자대역’과 ‘전도대역’이라고 부른다. 위의 두 대역 중에서 ‘가전자대역’은 아래에 있고 ‘전도대역’은 위에 있다. 따라서 우리는 여기에서 이 에너지 대역들을 각각 ‘하(류)층 영역’과 ‘상(류)층 영역’이라고 부르겠다. 그런데 거의 모든 전자들은 주로 하층에 머물러 있지만, 하층에 있는 전자들 중에서 일부는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받아서 그곳에 빈자리를 남기고 상층으로 점프할 수 있다. 이때 전자가 하층에서 빠져나간 후에 그곳에 남긴 ‘빈자리’를 ‘정공(hole, 구멍)’이라고 하는데, ‘전자’가 마이너스 전하를 띠고 있기 때문에 ‘정공’은 양전하를 띠게 된다. 그림 1.2는 하층인 가전자대역에 있는 모든 전자들이 절대온도 0도에서는 꼼짝 못하고 제자리에 박혀 있다가, 절대온도 300도(상온)에서는 그 중에서 일부가 열에너지를 받아 하층에 정공을 남기고 상층인 전도대역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상(류)층인 전도대역에 있는 ‘전자’들은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자유전자(free electron)’이며, 반도체에서 전기를 잘 통하게 하는 주역들이다. 그들은 정보를 저장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컴퓨터에서 수치 계산을 하거나 로봇으로 집안 청소를 하기도 한다. 반도체 시대에서 진정한 주인공은 IT 기업체도 아니고 천재 과학자도 아닌 이들 상(류)층 전자들이다. 이들이 없이는 온 지구촌이 휴대폰도, TV도, 인터넷도 불통인 암흑세계가 될 것이다. 반도체의 세계에도 상류층 전자와 하류층 전자가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 우리가 사는 세상도 점점 더 소수 상위 특권층과 나머지 서민층으로 양분화 되어 가고 있다. 반도체 속에서 살면서 우리들의 세상도 자연스럽게 반도체를 닮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세상에서 반도체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날이 갈수록 전자들의 영향력이 더 커지는 그런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그들이 없이 과연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될까? 아마도 하루도 이 사회에서 버티기 어려울 것 같다. 이 얘기는 우리 사회도 전자들의 지배 하에서 우리들이 지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 반도체를 닮아가고 있다는 뜻은 아닐까? 우리 사회를 한번 들여다보자. 가정도, 기관도, 국가도 중심에 어김없이 갑이 있고 주변에 을이 돌고 있다. 갑은 권력자이고 을은 ‘권력’이라는 힘에 의해서 갑에 묶여 있다. 권력자에게서 벗어나려고 하면 할수록 ‘권력’이라는 힘이 을을 더 세게 잡아당긴다. 그렇기 때문에 권력을 인정하고 규칙에 순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자연은 항상 변화를 원한다. 원자 세계에서는 양전하를 띠고 있는 원자핵이 ‘갑’이고 그 주위를 일정 거리에서 돌고 있는 전자들이 ‘을’이다. ‘쿨롱의 힘’은 원자핵이 음전하를 띠고 있는 전자를 잡아당기는 힘으로, 인간 사회에서의 권력과 같다. 우리가 갑에게서 벗어나기를 늘 열망하는 것처럼 전자들도 구속받지 않고 자유로운 ‘자유전자’가 되기를 원한다. 이처럼 그들도 반란을 꿈꾼다. 그러나 아무나 꿈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권력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자들만이 갑에게서 해방될 수 있는 것처럼, 그들도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받아 충분한 힘을 갖게 되면 ‘자유전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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