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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식자, 박테리아부터 인간까지> 40억 년 생물의 포식 역사를 추적해 본다
  글쓴이 : 전파과학사     날짜 : 20-03-30 10:09     조회 : 124     트랙백 주소

박테리아에서 인간까지 포식자의 역사를 만난다
 태초에 생명체는 모두 독립생활을 하던 자가 영양 생물체였다. 하지만 남의 영양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포식 행위의 등장으로 생명의 역사는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가장 단순한 단세포 생물부터 복잡한 다세포 동물까지, 잡아먹으려는 자와 잡아먹히는 자 사이의 치열한 경쟁이 있었고 이는 다양한 생물의 급격한 진화를 촉진했다. 그리고 그 연장 선상에 박테리아에서 인간을 비롯한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가 있다.
 
네이버에서 2000만 명에 가까운 방문자 수를 기록한 대표 과학 블로거 고든이 이 역사를 한 권으로 책으로 담았다. 저자는 길고 복잡한 진화 계통학적 설명이나 지질 연대표 대신 이해하기 쉽고 간단한 설명으로 오래전 지구에서 자신의 역사를 만들었던 수많은 포식자의 이야기를 전한다. 블로그를 통해 많은 독자에게 다양한 분야에 걸친 과학 정보를 전했던 경험을 살려 작성한 글을 읽다 보면 어느덧 과거를 살았던 가장 흥미롭고 기이한 생명체에 관한 다양한 지식을 접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교과서처럼 지질학적 시대에 있던 주요 사건에 관해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에 가장 흥미로운 포식자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해나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책의 전반부에는 5억 년 전 캄브리아기의 바다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한 아노말로카리스, 고생대의 바다를 누빈 거대 연체동물과 투구 같은 단단한 갑옷을 두른 고대 물고기, 사람보다 큰 바다 전갈과 거대 노래기 등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 수많은 생물체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육지로 상륙한 사지동물의 조상이 그 시대의 뛰어난 포식자였다는 사실과 현생 악어보다 큰 거대 양서류 포식자까지 이제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거대 포식자의 이야기도 이어진다.
 
중생대에는 이미 잘 알려진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대형 수각류 공룡에 대해 사실은 시체 청소부였을지 모른다는 의외의 가설도 소개하면서 공룡 이외에 여러 다른 포식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흔히 공룡의 일종으로 오해를 받는 다양한 해양 파충류(어룡, 수장룡, 모사사우루스)와 하늘을 나는 익룡, 그리고 공룡 이외에 다른 거대 포식자까지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수많은 포식자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물론 중생대를 대표하는 생물이 공룡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그렇다고 중생대의 매력적인 생물이 공룡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신생대에는 이 시기를 대표하는 거대 육식 동물인 검치호랑이를 비롯해 다양한 대형 육식 조류, 메갈로돈 같은 거대 상어와 고대 고래 등 다양한 포식자의 이야기가 계속된다. 책의 마지막 부분은 지구 마지막 최상위 포식자인 인류에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저자의 고민이 담겨 있다.
 
우리는 고기를 얻기 위해 매머드를 사냥하는 원시인이 아니라 마트에서 고기를 구매하는 소심한 현대인이지만, 원시의 시대를 살았던 강력한 포식자에 대해 동경을 가지고 있다. 포효하는 티라노사우루스는 단지 어린이뿐 아니라 많은 어른을 영화관과 박물관으로 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하지만 고대 지구를 활보하던 최강의 포식자는 티라노사우루스만이 아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고대 지구를 살았던 매력적인 생물을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살기 위해 진화한 그들의 모습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남긴 여러 가지 유산 역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는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 아산 병원에서 내과 전공의 및 전임의 수련 과정을 마쳤다. 수련의 시절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전문의 취득 후 박사 과정은 경희대학교 예방의학 교실에서 마쳤다. 관심 연구 분야 역시 내과 질환의 역학(epidemiology)과 관련이 있다.
2009년부터 <고든의 블로그>를 개설해 과학, 의학, 시사, 경제, 게임 등 다방면으로 글을 쓰고 있다. 블로그는 3년 연속(2013~2015) 네이버 과학 분야 파워블로그로 선정되었으며, 현재(2018년 2월)까지 방문자 2,000만을 돌파했다.
저서로는 2017년 한국과학창의재단 우수과학 도서로 선정된 <과학으로 먹는 3대 영양소: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전파과학사, 2017)이 있다.


<출판사 서평>
생물체는 어떻게 에너지를 얻느냐에 따라서 독립영양생물과 종속영양생물로 나눌 수 있다. 최초의 생물체는 태양에너지나 화학에너지를 이용해서 ATP 형태의 에너지를 얻었겠지만, 이내 남의 에너지를 빼앗는 형태의 생물체가 등장했을 것이다. 누가 최초의 포식자인지는 알 수 없지만, 가장 단순한 형태의 생명체인 박테리아조차도 다른 박테리아를 잡아먹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마 포식자의 역사는 생명 현상 그 자체만큼이나 오래되었을 것이다.
 
포식(predation)이라는 단어에는 다른 생물을 먹는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비록 우리가 떠올리는 포식자(predator)는 고기를 먹는 육식동물이라는 이미지가 담겨 있지만, 사실 식물은 물론 박테리아를 먹는 생물체까지 지구상 수많은 생물이 포식자로써 삶을 영위하면서 동시에 다른 생물의 먹이가 되는 피식자의 삶을 살고 있다. 많은 생물이 다른 생물을 먹거나 반대로 먹히는 것을 피하고자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지구 생명의 역사이면서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 인간 역시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는 포식자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포식자: 박테리아부터 인간까지'는 이 장대한 역사에서 우리에게 흥미로운 내용을 뽑아 소개한다. 작고 단순한 박테리아가 어떻게 이빨이나 발톱도 없이 다른 박테리아를 먹을 수 있을까? 포식성 박테리아(predatory bacteria)의 기상천외한 사냥 방식은 내성균 위협에 시달리는 인류에서 새로운 치료 방법을 제시할지 모른다.
 
우리가 매우 단순한 단세포 생물체라고 생각하는 아메바 역시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한 생존 방식을 진화시켰다. 사람의 몸속에서 장내 미생물을 먹고 사는 이질 아메바는 산소가 낮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진핵 생물의 필수품인 미토콘드리아를 포기하는 과감한 변신을 시도했다. 마치 농사를 하듯이 박테리아를 토양에 뿌려 키운 후 다시 잡아먹는 아메바부터 아예 단세포 동물로써의 본문을 잊고 시아노박테리아를 받아들여 식물처럼 광합성 에너지로 살아가는 아메바까지 우리가 하등한 단세포 생물이라고 무시하는 아메바의 적응력은 우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다.
 
해면동물은 동물이라고 부르기에 너무 단순한 구조로 인해 다세포 생물의 진화에서 옆으로 샌 생물이라는 뜻의 측생생물로 분류되기도 한다. 식물도 아니고 차라리 광물에 가까운 외형을 보면 이들이 왜 동물로 분류되는지조차 의문스러울 정도다. 대체 해면이 어떤 생물을 사냥할까? 이런 우리의 편견과는 달리 해면동물은 지구 최고의 박테리아 사냥꾼이다. 저자는 해면의 단순한 신체 구조가 왜 그들의 장점인지를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수많은 대멸종 사건을 견디고 해면이 살아남은 건 사실 이들의 매우 성공적인 포식자라는 반증이다. 해파리 역시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큰 주머니 같은 신체 구조는 인간 같은 복잡한 다세포 동물이 보기에는 매우 원시적인 구조지만, 그래도 6억년 이상 매우 효과적인 방식임을 입증했다. 단순한 해파리가 자신보다 훨씬 진화한 척추동물인 물고기를 사냥할 수 있는 것도 이들의 신체 구조 덕분이다.
 
복잡한 다세포 동물이 폭발적으로 진화한 캄브리아기 이후에는 해면이나 해파리, 빗해파리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잡한 구조를 지닌 다세포 포식자가 수없이 등장했다. 예를 들어 지구 역사상 최초의 최상위 포식자(Apex predator)로 생각되는 아노말로카리스가 그 대표적인 경우다. 새우처럼 생긴 촉수와 원형의 날카로운 이빨로 되어 있는 입을 이용해서 사냥하는 아노말로카리스는 당시 생태계의 최강자였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뜻밖의 비밀이 있다. 가장 거대한 아노말로카리스는 사실은 여과 섭식자인 것으로 생각된다. 마치 수염고래처럼 먹이를 여과해서 먹는 아노말로카리스가 이미 5억년 이전에 등장했다는 사실은 당시 생태계가 지금처럼 복잡했다는 좋은 증거다. 생태계가 복잡해지고 먹이 사슬이 다양해지면 여러 가지 포식 전략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생대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는 아노말로카리스만이 아니다.
 
거의 3억년 가까이 지속된 고생대는 지구 역사의 다른 시대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대형 포식자가 등장했다 사라졌다. 예를 들어 캄브리아기 다음 시기인 오르도비스기에는 거대한 고깔모자를 쓴 것 같은 앵무조개류의 조상이 등장해 최상위 포식자의 위치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내 최상위 포식자의 자리는 턱이라는 놀라운 발명품을 진화시킨 척추동물의 조상에게 넘어간다. 데본기는 어류의 시대라고 불리는데, 이 시기에 갑옷을 두른 것 같은 단단한 외피를 지닌 판피류가 등장한다. 현존 대형 상어와도 비교할 수 있는 대형 포식자 둔클레오테우스의 화석은 무시무시한 턱힘을 지닌 포식자의 존재를 알려준다. 동시에 절지동물 가운데서도 강력한 포식자가 등장해 번영을 누렸다. 당시 바다에는 사람보다 더 큰 바다전갈이 등장해 상위 포식자의 지위를 누린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바다에서 생명이 넘쳐나면서 이들 가운데 일부는 육지로 발길을 돌린다. 육지에서 진화한 척추동물은 흥망성쇠를 거듭하며 마침내 육지 생활에 적응한 척추동물인 양막류로 진화하게 된다. 그 가운데 유명한 공룡은 사실 중생대에 번성한 여러 생명체 가운데 하나였을 뿐이다. 저자는 시대에 흐름에 따라 어떻게 수많은 생물체가 먹고 먹히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진화했는지 보여준다. 하지만 가급적 시대순에 따른 단조로운 설명을 피하고 당시의 특색 있는 생물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독자들을 시선을 그 시대 생태계로 인도한다.
 
예를 들어 거대한 돛을 지닌 페름기 포식자인 디메트로돈의 돛의 용도가 진짜 체온을 올리기 위한 것이었는지, 그리고 하늘을 날았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잠자리가 정말 높은 산소 농도 덕분에 진화했는지, 최초의 양서류가 물에서 올라온 이유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이 가운데는 당연히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은 논쟁거리도 여럿이다. 예를 들어 페름기말 대멸종을 이겨낸 여러 양막류 가운데 초기에는 그다지 두드러진 존재가 아니었던 공룡류의 조상이 트라이아스 말에 주도적인 생물이 된 이유, 그리고 티라노사우루스가 진짜 적극적인 사냥꾼이었는지 단지 거대한 시체 청소부였는지 등이 그 대표적인 논쟁거리다. 역사상 가장 거대한 날짐승이 어떻게 날고 사냥을 했는지 역시 아직 풀지 못한 숙제다.
 
동시에 저자는 당시를 살았던 여러 포식자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들의 실제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예를 들어 공룡 영화에서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육식 공룡인 알로사우루스가 왜 대형 수각류 공룡의 기준을 제시한 공룡이었는지와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조명한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당대 최강의 포식자의 삶 역시 현생 야생동물과 마찬가지로 쉽지 않았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영화 쥐라기 공원에서 도마뱀을 닮은 강력한 사냥꾼으로 등장한 랩터의 원형인 벨로키랍토르가 실제로는 큰 칠면조 크기의 깃털 공룡이었다는 사실은 이제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들이 매우 성공적인 사냥꾼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 저자는 공룡이 사냥하는 순간 화석화된 드문 표본인 싸우는 공룡(fighting dinosaur)의 사례를 통해 이들이 어떻게 사냥했는지 설명한다. 비록 사람을 사냥하기에는 작은 크기일지 모르지만, 벨로키랍토르는 역시 성공적인 초기 소형 수각류인 코엘로피시스만큼 성공적인 포식자였다. 저자는 이들의 이야기는 물론 지배 파충류에서 공룡에 가려 주목받지 못한 여러 포식자에 대해서도 같이 설명한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중생대에 가장 흥미로운 생물이 공룡인 점은 사실이지만, 공룡 이외에도 흥미로운 생물체가 매우 많았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상대적으로 중생대의 공룡에 비해서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신생대에 주요 포식자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거대한 이빨을 가진 검치 호랑이다. 저자는 검치 호랑이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이 거대한 검치를 과연 어떻게 사용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검치 호랑이와 함께 신대륙을 누볐던 거대 곰인 악토두스의 이야기 역시 흥미롭다. 고대 호주 대륙을 누볐던 거대 도마뱀과 신대륙과 구대륙을 호령했던 거대 육식 조류에 대한 이야기 역시 담겨있다.
 
책의 마지막 부분은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포식자라고 할 수 있는 인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우리 인류가 얼마나 지구의 자원을 무제한으로 끌어 쓰는지를 언급하면서 마지막 지구 최상위 포식자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쉽게 해답을 찾을 수 없는 문제지만, 우리와 후손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생각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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